— __-__.__

Archive
Tag "Chris Marker"

 

 

......

 

David Bowie , “Jump They Say”
Directed By Mark Romanek

Criterion에서 발매된 DVD, “Two Films by Chris Marker: La Jetée/Sans Soleil”에는 데이빗 보위의 뮤직비디오 “Jump They Say”에 대한 짧은 부록 영상이 포함되어 있다. 뮤직비디오 대신 수록되어 있는 이 짤막한 다큐먼트의 뉘앙스는 DVD의 주인공인 마커 못지 않게 보위도 대단한 아티스트라는 ‘당연한’ 얘기. 마커의 “환송대”에서 영감을 얻은 것임이 분명한 이 뮤직비디오에서 보위가 맡은 역할처럼, 보위는 미래에서 온 생명체일 것이라고 내레이터는 운을 띄운다. 그렇기 때문에 보위가 늘 한 발 앞서 펑크에서 뉴웨이브까지, 글램록에서 테크노까지 온갖 장르를 종횡무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마커의 작품집에 조금은 뜬금없이 보위가 등장하게 된 것은 어쨋든 이 뮤직비디오 “Jump They Say” 때문인데, 사실 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주목해야 할 사람은 보위가 아니라 “Jump They Say”의 감독 Mark Romanek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 번 “Jump They Say”를 보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환송대”의 고문 장면을 인용한 장면이기는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고다르의 “알파빌”과 큐브릭의 “시계 태엽 오렌지”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로마넥이 흥미로운 점은 “Jump They Say”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레퍼런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역시 로마넥이 만든 뮤직비디오인 Madonna의 “Bedtime Story”를 보면 무려; 파라자노프의 “석류의 빛깔”, 타르코프스키의 “스토커”에서 가져온 설정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마크 로마넥의 최근 작업 중 인상적인 것은 Jay-Z와 함께한 “Picasso Baby”(with “Picasso Baby: A Performance Art Film”)이다. 이 작업은 로마넥이 Marina Abramovic의 퍼포먼스 “The Artist is Present”에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인데, “Picasso Baby”에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 (“The Artist is Present”의 다큐멘터리 필름은 현대카드 디자인 갤러리에서 상영중…)

2013.10.4
   

“Never Let Me Go”가 이 양반이 만든 영화다. 하…
“나를 보내지 마”

 

 

 

Read More

RIP Chris Marker 

 

Patricio Guzmán: The Battle for Chile (Chris Marker to the Rescue) by ONFB , National Film Board of Canada

 ”제가 <첫 해(The First Year, 1972)>를 만들었을 때에요. 저의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The First Year)는 아옌데 정부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산티아고의 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었는데, 그 때 코스타 가브라스(Costa Gavras) 감독이 스탭들과 함께 <계엄령(State of Siege, 1973)>을 촬영하기 위해서 칠레에 와 있었죠. 크리스 마르께도 그 멤버 중 한 명이었습니다. 크리스는 촬영 스탭은 아니었지만, 코스타 가브라스의 친구로서 그의 촬영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크리스 마커가 극장에서 제 영화를 봤던 거에요. 그는 제 주소를 알아낸 다음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그가 문을 두드렸고, 제가 문을 열었죠.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크리스 마커입니다. 당신과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물론 저는 그를 알고 있었고, 그를 존경하고 있었기 떄문에 흥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와 함께 차를 마시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가 말했죠. 저는 당신의 작품과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미 당신이 그것을 만들었으니, 저는 그것을 사는 수 밖에요. 그 얘기에 또 놀랐습니다. 저는 그 다큐멘터리를 다른 나라에서 구매하리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그는 떠났습니다. 

저는 그에게 네거티브 필름, 사운드트랙과 퍼포레이트된 마그네틱 테이프를 보냈어요. 얼마 후에 그는 프랑스어로 더빙된 버젼을 만들었습니다.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를 담아서 말이죠. 프랑수아 뻬리에(Françoise Perrier), 프랑수아 아르누(Françoise Arnoul), 이브 몽땅(Yves Montand) 등이 참여했었어요. 그 버젼은 프랑스와 벨기에, 스위스에서 상영되었습니다. 제게는 정말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버젼을 보러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시간이 더 흐르고, 아옌데 정부 말기였습니다. 우리는 촬영을 계속 해야 했습니다. 바로 “지금”, 이 작업을 계속해야만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었어요. 저는 크리스에게 연락했습니다.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며 긴 편지를 썼어요. 칠레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했어요. 시민들의 전투가 임박했고,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썼습니다. 그가 전보를 보내왔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크리스. 다른 말은 없었습니다.

한 달 후, 공항으로 우리에게 짐꾸러미가 하나 도착했어요. 3만 5천 피트의 필름이었습니다. <칠레 전투(The Battle of Chile)>는 그가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는 그에게 큰 빚을 졌어요. 당시 칠레에서 필름 수입은 차단되어 있었습니다. 수입 가능한 것은 오직 자동차, 트럭, 기계의 부품 따위 밖에 없었어요. 필름이 필요하다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밀수를 하는 방법밖에 없었는데 그건 우리에게 불가능한 방법이었습니다. 저와 제 동료들은 모두 감정이 크게 복받쳐 올랐었죠. 

우리는 우리 사무실에 도착해 그 꾸러미를 열었습니다. 저는 그 전까지는 새 필름통을 본 적이 없었어요. 그것들은 로체스터에서 온, 코닥 필름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유효기간이 지난 필름으로 영화를 만들었었습니다. 망가지고 녹이 슨 필름통 속에 있는 것들로 말이죠. 그 필름통은 새 것이었어요. 그건 마치 장식품 같았어요. 아름다운 물건이었습니다…”

 

Read More